사육장 한쪽에서 굼벵이 먹이를 주던 오후였습니다. 구석에 쌓인 찌꺼기를 청소하다 보니, 손에 묻은 흙 냄새와 함께, 올 한 해가 주마등처럼 떠올랐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사육과 청소지만, 그 안엔 우리가 쌓아온 기술과 실험, 그리고 수많은 대화들이 녹아 있습니다.
12월 23일, 오후 5시 42분. 그날의 작업 일지에는 단 두 줄만 남았습니다. "굼벵이 사육장 청소와 밥을 줬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다음 해를 준비하는 마음을 다지며 우리가 키운 유충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육장 청소,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굼벵이 사육장 청소는 정해진 주기보다, 유충의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특히 성장이 빠른 2~3령 유충 시기에는 배설물 양이 많아져 청소 주기를 더 짧게 잡아야 합니다. 이번 청소도 원래 계획보다 하루 앞당겨 진행했습니다. 일부 사육함에서 유충들이 먹이를 덜 먹고 배설물 주변으로 몰려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반응은 곧 환경 스트레스를 의미합니다. 습도나 온도, 먹이 상태보다 더 중요한 건 바로 ‘쾌적한 공간’입니다. 굼벵이는 외부 자극에 민감한 생물이라, 배설물의 산도 변화만으로도 소화 효율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밥 주는 일이 가장 어렵습니다
청소만큼이나 중요한 게 먹이 교체입니다. 먹이는 단순한 사료가 아니라, 유충의 단백질 함량과 기능성 펩타이드 생성에 직접 영향을 미칩니다. 미세하게 수분 함량을 조절해 촉촉하지만 눅눅하지 않게, 손끝으로 눌러가며 점도를 확인했습니다.
특히 겨울철엔 건조해지기 쉬워서, 먹이 위에 수분 보강용 미스트를 소량 분사합니다. 이 작은 작업 하나가 유충의 활력도를 바꾸고, 나중에 추출될 단백질 품질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단백질 원료로 쓰이는 유충이 건강하게 자라기 위해서는, 결국 이 먹이 하나하나가 결정적인 조건이 되는 셈입니다.
마무리는 다음을 준비하는 일입니다
“언제까지 이렇게 일일이 손으로 해야 할까요?”라는 질문을 종종 듣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아직도 손으로 합니다. 굼벵이를 키운다는 건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매일 다른 조건과 반응을 읽고, 그 경험이 쌓여서 더 정교한 사육 시스템과 단백질 품질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12월의 마지막 사육장 청소.
2025년을 보내며, 2026년의 파워프로틴-IP를 위한 준비. 그 시작은 오늘, 사육장 바닥을 닦는 손에서 다시 시작됩니다.
HMO건강드림 손태현 드림




